본문 바로가기
마주보기

실존하는 기쁨/ 황인찬

by 6ㅤ 2020. 12. 4.

그는 자꾸 내 연인처럼 군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와 팔짱을 끼고 머리를 맞대고

가만히
오래도록 앉아 있었다

아는 사람을 보았지만 못 본 체했다 그래야 할 것 같았지만 확신은 없다

아파트 단지의 밤

가정의 빛들이 켜지고 그것이 물가에 비치고 있다 나무의 그림자가 검게 타들어 가는데

이제 시간이 늦었다고 그기 말한다
그는 자꾸 내 연인 같다 다음에 꼭 또 보자고 한다

나는 말없이 그냥 앉아 있었고
어두운 물은 출렁이는 금속 같다 손을 잠그면 다시는 꺼낼 수 없을 것 같다

'마주보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돌의 정원/ 안희연  (0) 2020.12.06
다른 곳/ 채호기  (0) 2020.12.06
두려움 없는 사랑/ 김현  (0) 2020.11.28
우리/ 오은  (0) 2020.08.21
여름잠/ 안미옥  (0) 2020.08.21